memo
어떤 나이에 이른 다음에는 - 개인에 따라서 이 시기는
상당히 빨리 올 수가 있는 것 같다 - 사람이건, 동물이건, 꿈이건,
얼굴이건, 아니면 사건이건, 그 무엇이 됐건
새것은 있을수가 없다.
무엇이든 다 전에 있었던 일이고 전에 일어났던 일이다.
다만 다른 형체를 하고 다른 옷을 입었으면 다른 국적,
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.
하지만 실체는 다 같은 것이다.
모든 것이 메아리요 반복이다.
슬픔 조차도 오래 전에 기억에서 사라진 어떤 것 -
믿을 수 없도록 고통스러운 번민과 눈물로 보낸는 나날,
외로움, 배반당한 느낌, 그런 것들의 반복에 불과하다.
고양이는 두 귀를 치켜들고 앞두로 약간씩 움직인다.
지금 고양이는 무슨 말을 듣고 있든지 또는 무엇인가를
감촉하고 있는 것이다.
새로운 감지가 있을 때 마다 고양이의 얼굴은 긴장을
띠며 그쪽으로 약간 돌려진다.
고양이의 꼬리는 또 그것대로 고양이의 다른 기관들이
포착하지 못하는 메시지들을 꼬리 끝으로 포착하기
위하여 움직거린다.
고양이는 긴장 띤 정지의 자세를 풀지 않는다.
몸의 전부 - 털,수염,귀 등 - 를 가지고서
보고, 듣고, 느끼고, 냄새 맡고, 그리고 숨을 쉬는 고양이는
공기처럼 가뿐해 보인다.
고양이를 이루고 있는 모든 것은 이때 다 같이
작고 섬세하게 고동치고 있다.
만약 물고기를 물의 움직임의 실체화라고 한다면,
고양이는 손으로 만질 수도 없는 공기의 표본이요
상징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?
고양이는 정말 별나, 특히 루퍼스는….._도리스 레싱
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읽으면
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될지도 모르는 책
이렇게 좋은 책을 읽을때 마다 행복하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