memo

 

벌이 네 입으로 들어가면 넌 죽는단다.
벌이 입천장을 쏘거든.
입천장이 퉁퉁 부어서 숨을 쉴 수 없지. 할아버지는 말했다.
나는 꽃을 꺽으면서 절대 입을 벌리면
안 된닥 끊임없이 되뇌었다.
이따금 노래를 부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.
나는 이를 악물고 노래를 억눌렀다.
그러다 입술 사이로 흥얼거리는 소리가 새어나오면,
그 소리를 듣고서 벌이 날아오지 않을까
주위를 두리번거렸다.
사방이 어디서도 벌은 눈에 띄지 않았다.
나는 어디선가 벌 한 마리가 날아왔으면 하고 바랐다.
그러면 계속 흥얼거리면서,
벌에게 내 입으로 날아들어올 수 없다는 걸 보여줄 텐데.

_헤르타 뮐러